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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US EX MACHINA
My Review/영화

골든슬럼버 간만에 나온 일본식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감동드라마추격물

by 회색갈랑 2010. 8. 24.
이글은 스포일성 내용이 들어가 있으니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일본영화를 한편 보았습니다. 요근래엔 딱히 볼만한 일본영화가 없었기에 나름 많은 기대를 하고 보았습니다.
딱 포스터만봐도 뭔가 블록버스터의향기가 물씬 풍기는 영화이지요. 포스터문구만 봐도 무슨내용인지 대충 짐작이 가능한 영화입니다.


원래 소설이 원작이라는데 맨처음 아무정보도 없이 제목만 듣고서는 "골든슬럼버?헐리웃영화인가보다"라고 생각 했는데 뜻밖에도 일본영화였습니다.
제법 볼만한 이런 블록버스터급의 영화가 나온 건 오랜만이라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한 본인이었습니다.
사실 일본의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한다면 춤추는대수사선 극장판을 따라 갈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4편의 극장판이 나왔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전이 일품인 세번째 극장판 교섭인 마시타 마사요시를 제일 재밌게 봤습니다. 주인공인 유스케 산타마리아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요.^^
제일 최근에 재밌게 본 영화는 "용의자X의 헌신"이었지요. 드라마도 재밌었고 극장판도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또 극장판이 나왔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잠시 딴길로 샜는데 흠흠...다시 영화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골든슬럼버는 일본식블록버스터를 표방하고 있긴 합니다만 액션과는 거리가 먼 뭐랄까 액션활극이라기 보다는좀 정적인 추격물이라고 할 수있겠습니다.
초반과 후반부에 폭파씬 몇개 빼고는 오로지 추격전이긴 하지만 왠지 긴박함은 느껴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영화가 재미없다는 소리는 아니지요.
액션성에서는 조금 떨어지긴 합니다만. 보다보면 자연스레 몰입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사카이 마사토 라는 국민배우가 주인공인 아오야기역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은 런치의여왕(언제적;;)다케우치 유코님이 열연해 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역시 변치않는 빛이나는 미모를 자랑해 주고 계시더군요. 제가 이분을 처음 본게 10년전 같은데 여전히 변함이 없군요. 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배우입니다.
그밖에 자칭 카라열성팬 게키단 히토리, 카가와 테루유키, 에모토 아키라, 재일교포3세가수 소닌등등 어디서 많이 봤음직한 깨알같은 조연,단역들이 대거 출연해주고 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                                        명배우 카가와 테루유키 분

영화내용은 한 남자가 총리암살누명을 쓰고 쫓기게 된다는 어찌보면 단순한 스토리입니다. 영화를 주인공과 경찰의 대결구도로 오로지 추격전만 계속 된다면 자칫 지루한 액션영화가 될 수도 있는데, 이 영화는 다행스럽게도 그런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지요.
액션,스릴러에 초점을 맞춘게 아닌 인간적인면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되면서 여러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되는데, 영화를 보면서도 이렇게 사람좋고 인망이 높은 사람이 다있나 싶을 정도로 많이 도움을 받습니다.
옛여자친구, 아이돌, 친구, 연쇄살인범, 심지어 처음 본 모르는 사람에게까지...특히 극 초중반에 나오는 연쇄살인범청년은 주인공에게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는 중요한 인물인데 갑자기 휙하고 나타나더니 도와주고 사라졌다가 또 도와주고 본의 아니게 죽음을 맞게되는 비운의 캐릭터입니다.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도덕심이 둔감한 천진난만한 청년인데 주인공을 도와준 이유는 아직까지 미스터리 입니다. 캐릭터 자체는 맘에 들더군요.


 도덕심 둔감한 청년. 휙 하고 나타나 훅 하고 찌른다.

영화 대부분이 주인공은 스스로 하는게 없네. 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데 중간중간 회상씬과 더불어 풋풋한 멜로적인 요소도 있고, 일본영화 특유의 코미디도 가미되어 있습니다.
이같은 요소 때문에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 잘 흘러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액션블록버스터라기 보다는 인간적인 드라마에 더 가까운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영화를 인간적인 관계에 치중하게 되다보니 정작 중요한 주인공의 누명에 관한 부분은 흐지부지하게 마무리 되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해피엔딩이긴 하나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주인공에게 누명을 씌운 배후라거나 진짜 범인은 누군지 밝히긴 커녕 정작 주인공은 그 누명을 벗지도 못한 채, 마지막에 가서는 결국 성형수술을 하고 고작 부모님과 주위사람들에게 "나 살아있소"라고 존재감을 어필하는 걸로 만족하며 마무리되는 해피엔딩아닌 해피엔딩이 되어 버렸다는 점이지요.
때문에 정작 중요한 건 놔두고 스토리가 점점 산으로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다른면에서 재미를 찾았으니 뭐 윈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역시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왜 총리를 암살하고, 왜 주인공에게 누명을 씌웠는지 누명의 배후에 대해 좀 더 깊이 파헤쳤으면 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이 부분때문에 반쪽짜리 명작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잘 짜여진 영화이긴 합니다만 액션활극블록버스터를 기대하셨던 분들이라면 영화명인 골든슬럼버 제목 그대로  편히 주무실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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