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DEUS EX MACHINA
My Review/도서&읽을거리

카시오페아 공주 신선한 듯 하지만 식상한 이야기

by 회색갈랑 2010. 9. 17.
이번에 컬투쇼PD로 알려진 이재익작가가 새로운 책을 냈다고 해서 오랜만에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카시오페아 공주'라고 광고도 많이 본거 같고 요즘에 아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책이라지요.
그래서 저도 그 열기에 편승해 보고자 오랜만에 눈을 좀 굴렸지요.
이재익작가는 몇편의 소설과 시나리오를 제작한 원래 글쓰던 사람인데 요즘에는 컬투쇼 PD로만 알려져서 작가라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이 많았을 듯 하구요. 뭐 라디오사상 최고 청취율인 18.7%를 넘나드는 청취율을 자랑하는 컬투쇼 PD이니 그걸로도 충분히 먹고 살만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그냥 끝내주게 잘나가고 있겠지만, 어쩔수 없는 작가본능인지 아니면 책장사에 그 명성을 이용해 보겠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당당하게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이라고 광고를 해대고 있으니 뭐 어느정도 어드밴티지를 받은 건 확실하겠지요.
사실 컬투쇼PD라는 타이틀만 없으면 그냥 조용히 잊혀져갈 책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뭐 책표지는 평범한 편이구요, 내용은 책 제목과 같은 카시오페아 공주를 포함한 5가지 단편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카시오페아 공주, 섬집 아기, 레몬, 좋은 사람, 중독자의 키스 이렇게 5편인데 각각 판타지, 호러, 미스터리, 로맨스, 멜로장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5편이 서로 전혀 연관없는 이야기이구요, 그냥 가볍게 보실만한 이야기들 입니다.

일단 간단하게 책 제목과 동일한 타이틀인 카시오페아 공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면
한마디로 과거의 고통을 가진 어떤남자가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소개하는 어떤 여자를 만나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입니다. 간단하죠?
뭐 읽다보니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영화 K-PAX가 생각나는 이야기 였구요.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았습니다.
주인공은 남자이고 외계인이라고 믿는 쪽이 여자니 뭐 결국 두 남녀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서로 사랑을 느낀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남자는 처음엔 외계인이란걸 헛소리라고 생각하다가 여자가 하나씩 알수없는 능력을 발휘할수록 점점 외계인이 아닐까 하고 믿게된다는 것도 당연하구요. 러브스토리만 빼면 K-PAX와 판박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름 반전이라고 한가지 요소를 집어넣었는데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알게되는 임팩트가 별로 크지않은 반전이었습니다. 이야기 마무리도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는 열린 결말을 지향하는 영화 K-PAX와 비슷하게 끝날 뿐더러 그런 방식은 이미 우리들에게 흔하디 흔한 그저 그런 방식이지요.
책 타이틀로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K-PAX와 판박이

다른 이야기들도 똑같이 새로운 이야기인거 같긴 한데 왠지 어디서 한번씩 본듯한 그런 느낌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청취자들의 사연으로 먹고사는 라디오PD의 습성이 몸에 배여서 일까요? 이야기가 전부 다 왠지 어디서 이것 저것 여러가지를 가지고 와서 짜집기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카시오페아 공주에서부터 좀 실망을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또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적당한 템포를 유지하면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작가가 글의 기교를 부릴려고 욕심을 내서 흐름을 끊어먹는듯한 몇부분이 있었습니다. 응?이게뭐지?하면서 갑자기 혼돈의카오스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읽다보면 왠지 이질적인 부분이 몇개 있습니다. 개인적인 착각 일수도 있구요.

일단 뭐 책을 다 읽긴 했지만 결론은 아...작가가 너무 오랜만에 글을 써서 감을 읽은 건지, 아니면 옛날에 써 놓았다가 창고에 쳐박아 놓았던 이야기를 그냥 묶어서 내놓았던 것일까요?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준 책이었습니다.
원래 환상적인 내용의 이런 비슷한 장르의 책을 좋아하는데 그 유명한 컬투쇼의 PD이니 풍자와 해학이 스며들어 있는 참신한 스토리겠지 하고 그 이상을 기대했다가 괜히 실망감만 컸던 책이었습니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심심풀이용으로 읽기에 적당한 책인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신선한 듯 참신해 보이지만 일단 다 읽고나면 두번은 보게 되지 않는 그런 책이라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책이라면 몇년전에 출간된 가수 이적님의 '지문사냥꾼'이 훨씬 낫다고 봅니다.



반응형